
♬ 너의 이름은 OST, Doki piano cover https://youtu.be/l4O9lB0A9ns 너른 들판에 드러누워 내 허구의 세계에 너를 끌어들이곤 달이 질 때까지 함께 있고 싶었어. / 향돌, 못한 고백 4 * 제목은 시인 박준의 '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'의 목차에서 따왔습니다. *** 그 때가 봄이었나. 맞네. 지금처럼 봄이었네. 웬 작은 여자애가 불쑥 눈 앞으로 지나가는데, 부딪힐까봐 한걸음 뒤로 물러났거든. 내가 그 때 우유를 들고있었어. 어, 흰우유. 곽에 들은거. 그게 온통 내 교복 위로 쏟아지는 바람에……. 맞아, 그 때도 말이 좀 거칠어서, 내가……. 욕을 툭 뱉었는데 걔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돌아보는거야. 얼굴은 새하얗고, 머리는 이만큼 길었는데. ……그..

♬ BEN, piano cover https://www.youtube.com/watch?v=0xrav70Lcmk 마음이 끝나도 나는 살아있구나 / 황인찬, 건축 *** 잊은건 아니지만 매순간 생각나지는 않았는데. 이따금 가슴에 쿡 박힌 못처럼, 거슬리듯 종종 아프긴 했는데……. 창문을 요란하게 두드리는 빗방울에 도면에서 고개를 든 준우는 누구에게랄 것 없이 변명을 중얼거렸다. 마치 비가 묻기라도 하듯. 세상이 뒤집어질 듯 아픈 때도 있었지만 실제로 세상을 뒤집어가며 연애를 한건 아니었다. 어리다는 이유로 모든 일에 모든 감각을 동원해 웃고, 울던 열여덟의 순간에서 만난, 명찰을 바로 달아주고, 잘 살라고 바라주고, 의심 없이 믿어주고, 둘만 아는 신호를 주고받고, 함께 해내고, 견디고, 숨기다 터져버린 ..